별자리 이야기

목동자리(Bootes, The Herdsman)

심토리니 2023. 6. 22.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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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 동쪽하늘 산등성이 위로 북두칠성 손잡이의 곡선을 따라 금색의 아주 밝은 1등성(정확히는 0등성)하나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나라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들 중에서 큰개자리의 시리우스(Sirius)를 제외하고는 가장 밝은 아크투루스(Arcturus)라는 별이다.


이 별을 포함하고 있는 별자리는 곰 사냥꾼으로 알려진 목동자리이다.


곰 사냥꾼에게 어떻게 목동이라는 이름이 붙어졌을까? 

 

그 궁금증을 풀어주는 답은 뒤에 나오는 이야기 속에 들어 있다. 

 

그러면 이제부터 목동을 만나러 가보자.

 

학명 / Bootes
약자 / Boo
영문표기 / The Herdsman
위치 / 적경 : 14h 35m 적위 : +30°
자오선 통과 / 6월 26일 오후 9시

 

 

목동자리의 주요 구성 별들

 

학명 고유명 의미 밝기(등성) 색깔 거리(광년)
𝛼 Boo Arcturus 곰의 감시인 -0.1 오렌지색 36
𝛽 Boo Nekkar 소 모든 사람 3.5 오렌지색 140
𝛾 Boo Seginus 왼쪽 어깨의 매 3.0   118
𝜖 Boo Izar 허리띠 2.4 연한 노란색 150
𝜂 Boo Muphrid 창잡이의 별 2.7 연한 노란색 32
𝜇 Boo Alkalurops 목동의 곤봉 4.4 하얀색 100


아주 밝은 1등성 하나가 아랫부분에서 특히 눈길을 끌고 있고, 그 위로 오각형의 모습이 보이고 우측으로 뻗어 나간 한 줄기의 별들도 제법 그럴듯하다.


1등성의 별은 봄철의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오렌지색의 아크투루스로서 이 별과 오각형의 별들을 볼 때면 커다란 도깨비방망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리스 시대의 사람들은 이 별들을 곰을 감시하는 곰 사냥꾼, 또는 소를 모는 목동의 모습으로 보았다. 

 

중세에 그려진 성좌 그림에는 오른손에 몽둥이를 들고 왼손에 가죽 채찍을 쥐고 있는 용감한 사냥꾼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성좌 그림을 맞추어 보기 위한 방법으로 오각형 옆에서 우측으로 뻗어 나간 별들이 중요한 열쇠의 역할을 할 것 같다.

 

아크투루스는 특별히 나타내는 부분이 없다.

 

 

용맹한 사냥꾼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오각형이 목동의 상반신에 해당하고 그 옆에서 우측으로 뻗어나간 일련의 별들이 가죽끈을 쥔 왼팔을 나타낸다. 

 

아크투루스는 두 다리의 사이에 특별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위의 모습에서 보면 소 목동보다는 곰몰이꾼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북두칠성을 '3마리의 소가 끄는 수레의 모습'으로 보는 경우에는 이 별자리를 소를 모는 목동으로 보는 것도 잘못된 것은 아니다.

 

 

목동자리는 어떻게 찾을까?

 

봄밤 영롱한 오렌지색을 띠고 하늘 높이 떠오르는 아크투루스는 그 빼어난 밝기로 인해 다른 어느 별보다도 눈에 쉽게 띄는 별이다.


굳이 목동자리를 찾는 방법을 고른다면 북두칠성의 손잡이를 따라 그 곡선을 연장하면 된다. 

 

약 30°정도 움직인 거리에서 밝고 뚜렷한 오렌지색의 아크투루스가 환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이외에도 뒤에 처녀자리에서 이야기할 처녀의 다이아몬드(Virgin's Diamond)나 봄철의 정삼각형을 이용해서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윗부분의 오각형과 주변 별들을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다. 

 

목동자리를 이루는 별들은 무엇이 있을까?

 

뿔피리 부는 목동의 모습

 

★ 목동의 다른 모습


목동의 모습을 앞에서 말한 것과 다르게 보는 사람들도 많다. 

 

그것은 이 별들을 옆의 그림처럼 연결하는 경우인데 이렇게 연결하고 보면 산 마루턱에 걸터앉아 뿔피리(𝜆, 𝜃, 𝜅의 세별이 만드는 삼각형)를 불고 있는 목동의 모습이 연상된다. 

 

신화와는 무관하지만 별자리의 이름과는 가장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여겨진다.

 

★ 아크투루스(Arcturus)

 

목동자리의 𝛼 별 아크투루스(Arcturus. 1등성)는 달력이 없었던 옛날에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게 해 주던 매우 중요한 별이었다. 

 

따라서 이 별이 뜨게 되면 고대인들은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는데, 고대의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의 다음과 같은 말에서 그 정도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동쪽하늘에 아크투루스가 보이기 시작하면 건조한 계절이 시작된다.
이때가 되면 여자들이나 습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적으로 무기력해진다.
그러나 이것은 성마른 성격의 사람들에게 가장 유해하다.
질병은 이 시기에 특히 치명적이기 쉽다"

 

목동자리와 관계 없음

 

이집트에서는 이 별을 나일 신전의 숭배 대상 중 하나인 신전의 별(Temple star)로, 그리고 아라비아에서는 '하늘의 수호성'으로 부르며 매우 신성한 별로 여기기도 하였다.


아크투루스는 고유운동이 큰 별로도 유명한데, 1718년 영국의 왕립 천문학자 핼리(Edmond Halley, 1656–1742)는 이 별의 위치가 옛날 그리스 시대에 관측되었던 위치와 약 1°정도 틀린 것을 알아내고 처음으로 별의 고유운동을 발견하였다. 

 

현재 이 별은 1년에 약 2초(") 정도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우리가 위치변화를 느끼기에는 거의 불가능한 정도의 움직임이다.

 


★ 연(the Kite)


𝛼 별 아크투루스와 목동자리의 오각형(𝜖,
𝛿, 𝛽, 𝛾, 𝜌)은 그 놓인 모양이 연과 비슷하다고 하여 연(the Kite)이라고 부른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을 보면 연을 날리는 것이 동양에서뿐만 아니라 서양에서도 굉장히 흔한 일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스 트루브(Friedrich Georg Wilhelm von Struve. 1793–1864)

 

★ 아름다운 이중성 별


아크투루스의 북쪽에 있는 별 이자르(Izar.3등성)는 푸르체리마(Pulcherrima)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이중성 관측전문가인 스트루브(Friedrich Georg Wilhelm von Struve. 1793–1864)에 의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이 별은 노란색의 3등성과 푸른색의 6등성의 별로 이루어져 있는데 스트루브는 녹색의 아름다운 별이라고 말하고 있다. 

 

맨 눈으로 구별하는 것은 약간 어려운 일이고, 작은 쌍안경이나 망원경으로는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 늑대의 별


아라비아에서는 목동자리의 오각형을 이루는 별들 중 𝛽 별, 𝛾 별, 𝛿 별, 그리고 𝜇 별을 어미늑대로, 북두칠성의 손잡이 바로 옆의 별 무리를 늑대 새끼로 보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목동을 늑대를 모는 사람으로 보았다고 하는데 이것과 아라비아의 별 이름이 어떤 연관이 있는 것도
같다.

 

아르카스(Arcas)

 

목동자리에는 어떤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을까?


목동자리의 주인공으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사람은 사냥꾼 아르카스(Arcas)이다. 

 

성좌에는 큰곰을 쫓는 사냥꾼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그가 바로 아르카스이다. 

 

아르카스는 큰곰자리에 나오는 칼리스토(Callisto)의 아들로 훌륭한 사냥꾼이었으며, 후에 작은곰자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 얽힌 자세한 이야기는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의 신화에 나와 있다.


이 별자리에 전해져 오는 전설 중 아르카스에 관한 것이 또 있는데 그 이야기는 겨울철 별자리인 마차부자리의 전설과 공통점이 있는데, 이는 두 별자리의 모양이 모두 오각형으로 비슷한 데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The finding of the infant Erichthonius by Cecrops's daughters - Willem van Herp (c1614–1677)


마차부자리의 오각형이 마차를 발명한 에릭크토니우스(Erichthonius)의 별자리이듯, 역시 오각형으로 이루어진 목동자리는 두 마리의 소가 끄는 쟁기를 발명한 아르카스(Arcas)의 별자리라는 것이다. 

 

아르카스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형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많은 고생을 겪다가 드디어 소가 끄는 쟁기를 발명하여 농사일에 새로운 기원을 이루게 된다.


그가 죽자, 농사에 대한 그의 공을 높이 평가한 제우스는 그 쟁기와 더불어 아르카스를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이 경우 북두칠성이 그 쟁기에 해당한다.


이외에도 아테네의 왕 이카리우스(Icarius), 또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아틀라스(Atlas)가 이 별자리의 주인공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늘의 별들에는 정말 별만큼이나 많은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목동자리의 깊은 하늘

 

NGC 5248 - 나선 은하 - Adam Block/Mount Lemmon SkyCenter/University of Arizona - 2011년 3월

 

NGC 5248 (RA: 13h37m 30.0s DE:+08°53'00")


이 별자리의 진정한 보물은 육안으로 볼 수 없으며 망원경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

 

허블과 다른 대형 망원경의 눈을 통해 목동자리는 멀리 떨어진 은하계의 놀라운 모습으로 살아난다.

 

이들 중 첫 번째는 Caldwell 45로도 알려진 NGC 5248이며 이것은 약 6천만 광년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나선은하로 길고 확장된 나선팔을 자랑 한다. 

 

밝기는 10.3이며 대부분의 작은 망원경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NGC 5754/5752 - 허블 우주 망원경 - 2008년 4월

 

NGC 5754 및 NGC 5752 (RA: 14h45m 54.5s DE:+38°40'08")


2억 광년 거리로 이동하여 밝기 14.1의 대형 망원경 영역으로 이동하면 정면에 큰 나선은하 NGC 5754가 있으며 그 아래에 있는 더 작은 가장자리 은하 NGC 5752와 충돌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VV 340 (UGC 9618, Arp 302) - 허블 우주 망원경 - 2008년 4월

 

VV 340 - UGC 9618 - Arp 302 (RA: 14h57m 0.90s DE:+24°37' 1.7")


4억 5천만 광년의 정신마저 아득해지는 거리까지 도달하면 나타나는 것은 VV 340 (Arp 302)의 충돌하는 은하들이다. 

VV 705 (Mrk 848) - 허블 우주 망원경 - 2008년 4월

 

VV 705 - Markarian 848 (RA: 15h18m 6.123s DE:+42°44'44.59")


5억 5천만 광년의 놀라운 거리에서 VV 705 (Markarian 848)의 병합 은하가 서로를 산산조각 내는 두 개의 거대한 충돌 은하의 폭력을 극적으로 보여주는 놀라운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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